세번째 직장을 그만두고서
What I know

한달 전 일도 인생도 제대로 안살고 있는 내가 꼴보기 싫어 직장을 그만두었다.
그리고 사실은 그렇게 못살고 있던 내가 불쌍해서
앞으로는 소중한 것
을 놓치지 말라는 마음을 기록해 봅니다.
What I know
나는 숨을 쉰다.
내가 숨을 참는다.
나는
내가 숨을 참지 못할 것을 안다.
숨 보다 숨을 참지 못하는 몸을 더 모른다는 것을 안다.
몸 보다 잊혀진 생각, 감정, 느낌 그리고 기억들을 더 모른다는 것을 안다.
나는 나를 모른다는 것을 안다.
나는
나보다 내 부모를 더 모른다는 것을 안다.
가족보다 친구를 더 모른다는 것을 나는 안다.
친구보다 남을 더 모른다는 것을 나는 안다.
남보다 원수를 더 모른다는 것을 나는 안다.
원수보다 그 원수를 사랑하라는 예수를 더 모른다는 것을 나는 안다.
나는 내가 하나님을 모른다는 것을 안다.
나는 내가 신이 아니라는 것을 안다.
그런데
계속 안다고, 말하는 너가 누군지 모르겠다.
지금 모르겠다고, 말하는 내가 누군지도 모르겠다.
나는 나를 모른다.
나는 내가 나를 모른다는 것을 안다.
그런데
사람들이 나를 알아봐준다.
그래서 더 불편하다.
그래서 더 답답하다.
그래서 더 섭섭하다.
그래서 더 거슬린다.
그래서 더 짜증난다.
그래서 더 부끄럽다.
그래서 더 까먹는다.
그래서 악하다.
그래도
사람들이 나를 알아봐준다.
그래서 더 편하다.
그래서 더 끌린다.
그래서 더 공감한다.
그래서 더 감사하다.
그래서 더 기대한다.
그래서 더 신뢰한다.
그래서 더 사랑한다.
그래서 선하다.
그래서 모르겠다.
그래도 궁금하다.
그러니 재밌다.
그래서 숨을 조금 더 뱉어본다.